교만과 겸손의 차이: 하나님 앞에서 나를 바라보는 법 (이사야 47장 묵상)
"나는 나뿐이라"는 말, 누가 했는가? – 바벨론의 교만과 나의 이야기
이사야 47장을 통해 본 교만과 겸손의 본질. 바벨론의 멸망과 하나님의 주권, 그리고 우리가 겸손하게 살아야 할 이유를 묵상합니다.
📖 본문 내용
이사야 47장을 묵상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장에서 39장까지는 계속해서 하나님의 심판,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책망이 이어졌었지.
그런데 40장부터는 뭔가 분위기가 바뀌는 걸 느꼈다.
회복, 구원… 하나님은 다시 이스라엘을 감싸 안으시려는 것이다.
하나님은 때로 이스라엘을 심판하시기 위해 주변 나라들을 사용하시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 위해 주변 나라들을 심판하시기도 하신다.
결국 나라를 일으키시고, 폐하시고, 왕을 세우시고, 물리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
역사의 주관자, 그 분은 바로 하나님이시다.
오늘 이사야 47장은 이스라엘의 회복과 동시에 바벨론의 멸망을 선포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말씀이 바벨론이 가장 번성했을 때 쓰였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바벨론이 망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그 시기에,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처녀 딸 바벨론이여, 내려와서 티끌에 앉으라..."
"네가 다시는 여러 왕국의 여주인이라 일컬음을 받지 못하리라..."
왜 이렇게까지 말씀하셨을까?
그 이유가 8절에 나온다.
"나는 나뿐이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다..."
바벨론이 자신을 그렇게 여겼던 것이다.
자기 스스로를 구원자처럼 여긴 것… 이건 어디서 많이 들었던 말이다.
맞다. "나 외에는 다른 이가 없다"
이건 원래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다.
그런데 바벨론이 그 자리에 올라서 있는 것이다.
자신을 하나님처럼 여긴 것이다.
이게 바로 교만이 아닌가?
교만이 뭘까.
한국에서는 겸손이 미덕이다.
누군가 "너무 잘하세요" 하면, "아유 아닙니다, 부족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그렇게 말하면 바보처럼 본다고 한다.
칭찬을 들으면 "Thank you!"
믿는 사람들은 여기에 "Thanks God"이라고 덧붙인다.
결국 교만은 이런 거다.
"내가 했다."
"내가 만들어낸 결과다."
"이건 내 것이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을 제하고 내가 주인 되는 것.
그게 교만이다.
솔로몬이 왕이 되기 전에, 다윗의 넷째 아들 아도니야가 스스로 왕이 되려고 했었다.
그가 쿠데타를 일으켰던 건 아니었다.
사람들이 보기에도 그가 왕이 되는 게 자연스러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압살롬 다음에 태어난 자요 용모가 심히 준수한 자라 그의 아버지가 네가 어찌하여 그리 하였느냐고 하는 말로 한 번도 그를 섭섭하게 한 일이 없었더라" (왕상 1:6)
그가 자격 있다고 스스로 여겼기에 왕이 되려 한 것이다.
그래, 이게 교만이다.
‘내가 자격이 있다’는 착각.
부모는 자녀를 낳았다.
그러나 자녀를 창조해 낸것은 아니다.
물론 내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내게 그 돈을 벌 수 있는 머리, 체력, 기회, 사람, 환경
이 모든 것의 시작이 하나님께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자기를 앞세우는 사람을 보면,
"나는 너보다 낫다"는 그 마음으로 부터 비롯되었다. 그게 교만의 본질이다.
어쩌면 교만은
내 안에 있는 열등감의 반작용인지도 모른다.
지금 내 안에 결핍이 있고,
그 결핍을 감추려 애쓰는 모습일지도.
복음으로 이 뿌리를 깊이 바꾸지 않으면
열심은 과욕이 되고
교만은 결국 나 자신을 무너뜨린다.
역사 속 수많은 사람들이 그랬고
오늘 말씀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15절을 보자.
"어려서부터 함께 하던 자들이 각기 제 길로 흩어지고, 너를 구원할 자가 없으리라..."
교만의 끝은 무너짐이다.
사람도, 하나님도, 다 떠난다.
결국 교만의 끝은 비참함이다.
나는 다시금 되새긴다.
신앙이란 스스로를 높이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길을 따라가는 것.
그 길 위에서 자기를 부인할 때,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죽어야 다시 산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죽을 때
비로소 새 생명이 시작된다.
그래서 오늘도
내 시작, 내 삶, 내 모든 것을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하고 싶다.
겸손이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도 내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이기에
나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주님께 하듯, 모든 것을 행하고 싶다.
그렇게 살면
삶은 결국 영광스러워질 것이다.
무엇보다
주님이 나보다
내 인생에 더 관심이 많으신 분이시다.
그래서 나는 주님께 맡긴다.
오늘도 그렇게,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며
걸어가고 싶다.